[음악칼럼] 전화가 오페라의 주인공?<전편>

김현정 성악가(소프라노)
수원대 음대 교수

편집부 | 기사입력 2022/07/20 [13:08]

[음악칼럼] 전화가 오페라의 주인공?<전편>

김현정 성악가(소프라노)
수원대 음대 교수

편집부 | 입력 : 2022/07/20 [13:08]

전화가 오페라의 주인공이라고?


실제 관객들은 어리둥절하겠지만 Il Telefono는 전화로 벌어지는 재미있는 헤프닝을 잘 보여 주고있다. 처음 이 오페라를 접한 것은 거의 20년 전 내가 유학을 떠난 이후 여름 하계연수 때 참가했던 음악원 학생들의 공연이었다.


무대는 흔히 볼 수 있는 아파트 살롱으로 쇼파와 속옷가지가 여기저기 늘어져 있었으며 나는 여주인공 루씨Lucy의 잠옷 가운을 입고 머리에는 세트 롤을 잔뜩 꽂은 채 노래를 시작하며 곧바로 헬스기구 자전거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곧이어 알림 소리가 들리고 다시 토스트 기계에서 빵을 하나 구워먹는 사이에 초인종이 울리고 비에 흠뻑 젖은 Ben(바리톤)이 들어와 두 사람은 포옹한다. 이렇게 시작된 단막의 오페라다.


마지막 장면까지 우스운 장면이 끊이질 않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연출을 맡았던 이탈리아 연출가 교수의 아날로그적인 창작력은 오페라 제작비를 고민하는 모든 단체에게 오페라는 엄청난 세트없이 천재적인 아이디어만으로도 충분히 꾸밀 수 있다고 증명한듯하다.


이후 음악원 졸업연주에서 여주인공 Lucy의 아리아(오페라의 독창곡) Hello, Hello를 또다시 불렀고 매우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했다. 물론 손에 전화기를 들고 있는 듯 마임 연기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날 내 노래를 듣던 관객들이 깔깔거리고 웃고 있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Il Telefono(전화)= The telephone or L'amour? trois


작곡자: Giancarlo Menotti(잔카를로 메놋티, 1911년 출생)


대본 : Giancarlo Menotti(잔카를로 메놋티)


초연: 뉴욕 Hecksher Theater (1947218)


인물: Lucy( 루씨:소프라노) Ben(: 바리톤)


 


줄거리


Lucy의 아파트안. BenLucy에게 들려서 초현실적인 조각품 하나를 선물로 주고 약속장소로 시간에 맞춰 가려고 하였다. 조각품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나 취미가 없는 그녀는 건성으로 정말로 원하던 물건이라고 호들갑을 떤다. BenLucy를 향해 지금까지 아껴두었던 얘기를 꺼내려고 하는 순간 전화벨이 울린다. Lucy의 친구 전화다. 옆에 Ben이 있는 것도 아랑곳없이 그녀는 끝없는 수다를 늘어놓는다.


수다가 끝날 무렵, Ben은 다시 심각한 자세로 진지한 얘기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다시 전화벨이 울린다. 이번에 잘못 걸려온 전화. 약속장소에 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면서 Ben이 초조한 모습을 보이자 Lucy는 이번에도 또다시 전화기를 든다. 정확한 시간을 알아보고 그를 안심시키기 위해서다. 마음속으로 이번엔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Ben이 또다시 얘기를 꺼내려고 하자 또 전화벨이 울린다. 이번엔 George란 사나이가 Lucy에게 지난 일을 가지고 언짢은 말을 늘어놓는다. 그 말을 들은 Lucy는 전화 도중 갑자기 눈물을 보이면서 손수건을 가지러 나간다. 참지못한 Ben이 전화기를 내려놓는 찰나에 다시 전화벨이 울리고 Lucy는 또다시 전화기로 달려온다. 이번에는 Pamela였다. George가 전하는 말에 실망한 Lucy는 이번에는 Pamela에게 끝없는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전화에 열중한 나머지 그녀는 Ben이 나간 것도 알아채지 못한다. 전화를 끊고 나서야 Ben이 없어진 것을 알아챈다.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이번엔 Ben의 전화였다. 기다리던 청혼의 기회를 잡은 Ben은 어쩔 수 없이 그토록 증오하던 전화로 청혼할 수밖에 없었다. 이 전화를 받은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내 사랑, 내 전화번호를 기억해 줘, 그리고 매일 매일 전화해줘"


 


La Medium과 같이 공연된 이 작품은 희극 오페라 한편과 비극 오페라 한편을 동시에 올리는 전통을 따랐다. 두 작품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7개월 동안 211번의 공연을 브로드웨이에서 올렸다. 이 공연의 성공으로 이탈리아 출신의 작곡가 메놋티는 미국으로 이민간 후 아멜리아 무도회에 가다’ ‘1937’ ‘노처녀와 도둑등의 작품을 통해 근대 대표적인 미국 오페라 작곡가로 자리를 잡았다.


<후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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